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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함께 살아가는 의사와 약사와 그리고 환자

이동근 2012-11-15 320

인터넷에서 의사가 환자의 멀쩡한 어깨를 훼손한 뒤 수술이라는 기사를 읽어보았습니다. 수술한 환자는 간호사였다고 하는데, 어떻게 의료계에 종사하면서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할 수 있을까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어렸을 터이고 전문직이다보니 오히려 더 세상물정에 어두웠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의사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은 누구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20대에 병원에 들어가서 나오는 마음과 30, 40대의 마음은 너무도 틀립니다. 20대는 무조건 의사의 말대로 해야만 하는줄 알고서 밥먹은 후 30분에 시계를 봐가며 꼬박꼬박 알약을 챙겨먹었습니다. 그러나 30대로 접어들면 이 약이 과연 독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생각에 가능하면 상태를 봐가면서 약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렇다면 40대는 어떨까요? 아예 병원에 가는 것 조차를 꺼려하지만 반대로 피검사나 내시경검사와 같은 각종검사는 가능하면 받으려고 노력합니다. , 의사의 말은 단지 참고사항정도로 생각하는 것이고, 중요한 자신의 판단근거가 되는 각종검사는 따라서 절대로 필요한 사항이 된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의사의 말에 신뢰를 하지 않는 것은 각종 병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스스로 많이 깨우치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의료구조상 그럴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병원에서는 환자가 돈벌이의 수단이 되기 때문에 없는 병도 만들어서 처방을 해줄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동네 영세병원은 영세할 수록, 환자가 없을 수록, 신뢰도 추락에 가속도가 붙는 것이며 반대로 대학병원은 환자가 몰릴 수록, ‘설마 이렇게 환자가 많은데 없는 병도 만들어서 진료하려고 하겠어라는 생각에 신뢰도가 올라가는 것일 터입니다.

재작년에 소화가 너무 안되어서, 또 왼쪽 옆구리가 이상하게 튀어나와서 인성병원을 찾았습니다. 처음에는 내과를 방문했는데, 의사님이 탈장일지도 모른다며 그 분야의 전문가 선생님에게 나를 보냈습니다. 담당선생님은 처음부터 심각한 표정을 지으시며 탈장인데 수술해야겠다는 식으로 말을 몰고갔습니다. 그리고는 분명하게 내가 겁줄려고 이러는 거는 아닙니다.’라는 식의 표현을 두번에 걸쳐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수술비와 수술일정을 묻고서 병원을 나와서 그대로 한림대 종합병원을 찾았습니다. 거기서 CT를 찍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무튼 담당 교수님이 탈장은 맞는데 수술할 필요는 없다고 거의 아무일도 아니라는 식으로 말씀을 하셨습니다. 조금더 심각해지면 그때가서 수술해도 늦지는 않는다고, 분명히 그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인성병원에 대한 춘천시민의 평가야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AnyWay...

한가지 더 비슷한 10여년전의 이야기인데요, 한림대병원과 강원대병원이 다소 헷갈리기도 합니다. 나는 일년에 한달정도는 편도선염으로 고생을 하는데 그당시는 너무 심해서 9번 구운 죽염으로도 해결이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한림대병원을 찾았는데 아주아주 젊은 의사분이 수술을 하면 좋다고, 수술하자고, 그리고 분명히 들었던 표현이 나는 수술을 하고 싶은데...’ 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인터넷을 보니 편도선수술 잘못하면 평생고생이라는 등, 수술 해보았자 몇년 못가서 재발된다는 등 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강원대 병원을 찾았더니 담당의사가 시큰둥하면서 수술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확신에 차서 말을 합니다. .. 일주일간을 수술에 대해서 고민고민 했는데 그당시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후에 저는 영지버섯으로 만성편도선염을 고쳤습니다. 영지버섯을 먹은후에 이제까지 4년동안 단 한번도 편도선염에 걸린적이 없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경험하면서 얻은 나의 생각은 일단 수술이라는 말이 의사의 입에서 흘러나오면 대한민국 환자들은 전부다 인터넷을 뒤져서 상황파악을 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소한 2군데 이상의 대형종합병원을 찾아서 동일한 부분에 대한 검사를 해보아야 합니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허준이 수천번 환생해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의료산없의 도덕성이 너무나 많이 추락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과연 의사선생님들 뿐이겠는가 하는 점입니다. 어쩌면 약사님들도 비슷하기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번 생각해봅니다. 나는 젊어서 인체의 가운데에 습진이 생겨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동네 약국에서 그곳 약사님이 직접 만드셨다는 습진약을 구입해서 바르면 신기하게 잘 낫곤 했는데, 어느날 의약분업이 되어 약을 구입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남는게 있으면 좀 파시면 안되냐고 은근슬적 물었더니 그 약사님이 조금 짜증을 내면서아니 대체 습진이 왜 그렇게 재발을 하지? 나봐! 팬티며 속옷을 삶으니까 평생 습진에 걸리질 않잖아!’ 그 당시는 아직까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던 터라, 모든 빨레는 어머니가 직접 해주셨습니다. 그러고보니 여태까지 어머니가 걸레를 삶는 것은 보았어도 속옷을 삶는 것을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물었더니 나도 그럴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귀찮아서...’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속옷을 삶고 나서부터 신기하게도 가운데 습진은 두번다시 재발하지 않았습니다. 여름마다 가려움에 떨고, 손가락에 연고를 묻혀 발르던 고역도 너무도 너무도 손쉽게 사라졌습니다. 그리고는 생각해보면 그 약사님은 의약분업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평생동안 나에게 습진약을 팔아먹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속옷을 한번 삶아서 입어보지 그래. 그거 다 집안 누군가의 무좀에서부터 비롯된 것일 수도 있어.’ 라고 말씀해 주었다면 그 오랜 고통의 시간을 떨쳐버릴 수가 있었을 터인데 말입니다.   

 

  나는 사법개혁을 위해서는 공수처(고위공무원 비리 수사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의료업계에서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게 만들기위해서는 반드시 주치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의사선생님이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사회인이 될 수 있으면 병원을 찾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거 의약분업이 시행되었을때 양 진영의 그 엄청난 반발을 기억한다면 이러한 생각은 정말로 꿈만 같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환자는 과연 무엇일까요? 누군가에게는 돈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짐이 되면 누군가에게는 절망이 됩니다. 희망이라는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작은 힌트만 주어도 세상은 팬티를 삶아서 습진이 사라지는 것처럼 순식간에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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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2-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