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환경미화원도사람입니다
송광배 2015-10-12 720
미세먼지·분진 심각… 환경미화원 마스크는 보온용?
['갑질'에 우는 환경미화원]유해물질 노출 심각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보라 기자 |입력 : 2015.05.21 10:46 기사 소셜댓글(0)폰트크기크게작게 닫기
편집자주강자인 '갑'의 횡포와 약자인 '을'의 희생을 뜻하는 '갑을관계의 정치학'은 한국 사회의 전 영역에 걸쳐 작동하고 있다. 환경미화원 역시 예외가 아니다. 환경미화원은 사용주인 지방자치단체와 회사, 관리자인 공무원은 물론 시민들로부터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환경미화원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 인력이나 무시당하기 일쑤다. 수많은 '갑'들에 둘러싸인 '을', 환경미화원들의 고충을 조명해본다.이미지 크게보기
환경미화원들이 시위 후 어지러긴 차도를 청소하고 있다./사진=뉴스1
환경미화원들이 작업할 때 미세먼지, 분진, 디젤 엔진 가스 등 유해 물질에 심각한 수준으로 노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온용 마스크만 지급받는 등 적절한 대처는 이뤄지지 않아 환경미화원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21일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환경미화원 44명, 47명, 48명에 대해 각각 공기중 분진, 엔도톡신, 미생물 노출 정도를 측정한 결과, 환경미화원들은 작업 중 분진, 엔도톡신, 다량의 미생물에 노출돼 호흡기질환이나 각종 감염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았다.
쓰레기를 분류하는 선별장의 분진은 4~5mg/㎥ 수준이다. 도로에서 쓰레기를 쓸어담는 과정에서도 순간적으로 최고 7mg/㎥의 분진이 발생한다. 덴마크의 유기 분진에 대한 기준이 3mg/㎥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환경미화원이 고농도 분진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엔도톡신은 조사 대상 47명 중 17명인 36.2%가 위험 수준인 1000EU/㎥ 이상을 넘어선 곳에서 일하고 있었다.
공기 중 미생물의 경우 선별장에서 일하는 6명 중 3명이 10⁶CFU/㎥ 이상의 미생물에 노출돼 있었다. 공기중 미생물 수치가 10⁶CFU/㎥ 이상일 경우 호흡기와 소화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본다.
미세먼지 농도도 기준치를 초과했다. 박동욱 방송통신대 교수 등에 따르면 환경미화원의 쓰레기 수집, 운반, 분리 과정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PM10과 PM2.5의 평균 수치가 환경부의 지침을 넘어섰다.
이밖에도 길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은 1급 발암 물질인 디젤 엔진 가스에도 노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한 오염 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마스크의 착용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2010년 1055명의 환경미화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마스크의 착용율은 37.6%에 그쳤다. 회사나 사용주인 지방자치단체에서 마스크를 충분히 지급하는 경우는 22.4%에 불과했다.
게다가 지급된 마스크는 유해 물질을 막아주는 기능성 마스크가 아닌 보온 전용 마스크가 대부분이다.
한 환경미화원은 "1년에 제공받는 건 보온 마스크 단 2개가 전부"라며 "이마저도 안경을 낀 사람들은 김이 서려 잘 쓰지 못하고 기능성 마스크가 아니라서 써도 큰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박 교수는 "환경미화원들은 배기 가스 등 유해 물질에 노출돼 반도체 산업장 근무자 만큼 위험한 환경에 노출돼있다"며 "사회에서 환경미화원이 필수적인 인력인 만큼 이들의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과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도 "환경미화원에 대한 보호노력의 책임소재가 분명하지 않다"며 "지역주민에 대한 쓰레기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인 지자체가 전체 환경미화원에 대한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