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후 체포' 삼부토건 이기훈 구속 후 첫 특검 소환
전진구 2025-09-16 4
삼부토건 주가조작 키맨으로 꼽히는 이기훈씨가 16일 구속 후 처음으로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 이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한다. 이씨는 지난 12일 '증거 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됐다.
그는 이날 오전 9시44분께 조사를 호송차를 타고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West)에 들어섰다.
특검은 이씨를 상대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전반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지난 10일 전남 목포 옥암동에서 도주 55일 만에 그를 체포한 뒤 12일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바 있다.
당초 이씨는 지난 7월17일 해당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특검은 이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와 함께 그를 추적했다. 경기 가평, 전남 목포, 경북 울진, 충남, 경남 하동 등의 펜션을 전전한 이씨는 끝내 목포 옥암동에서 덜미를 잡혔다.
'그림자 실세'로 불리는 이씨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의 공소장을 살펴보면, 그는 우크라이나 관련 업무협약(MOU) 체결 및 허위·과장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부양한 핵심 피의자로 명시됐다.
삼부토건의 주가가 2023년 5월 반대매매 기준가인 1067원 아래로 내려가자, 이씨가 이 회장 등과 협의해 같은 해 5월22~2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에 이 전 대표를 보내 MOU를 체결하고 허위·과장된 보도자료 초안 작성을 지시했다는 데 특검팀의 시각이다.
이보다 앞선 2022년 5월에는 이씨가 이 회장과 함께 디와이디(DYD)를 통해 삼부토건 주식 1750만주를 700억원 상당에 매수함으로써 회사를 인수하는 데 관여했고, 그해 6월부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테마주로 회사를 시장에 인식시키는 방안을 이 회장 등과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재무 상황이 열악해 해외사업을 할 수 없던 삼부토건이 이를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높여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