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마음으로 또 한해를 살아야 겠습니다.
하지택 2022-12-31 101
사무침은 스스로에게 당긴 시위가 되고
몇 대의 살을 숨을 거두지 못한 짐슴처럼
숨을 헐떡거리다 혼절하고 깨어난 듯
아주 딴 사람이 되었다가
꾸역꾸역 다 못 삼킨 넋두리를 내뱉다가
불길처럼 타오르는 목젖을 다스리지 못한 갈증이
오히려 덜 뜬 텁텁한 술맛이 되었습니다 잊고 살다가 언제나 침묵보다 못한 불덩이가 됩니다
마음을 열어도 아직 열길 속을 다 풀어헤칠 강이 없습니다
동상 입은 상처에 연고라도 발라야 하건만
이불 속에서도 시리고 저린 발을 주무르다
솟구치는 서러운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밤을 새워 폭포수같은 눈물을 쏟아놓아도 애초에 그것은 욕심보다 못한 어리석음이었나 봅니다
그렇지만 이제 알았습니다
긴긴 겨우내
그리고 잠들 수 없었던 몇 며칠
나를 감싸고 돌던 알 수 없는 슬픔의 이유를...
그 일어설 수 없는 슬픔의 이유만큼
시린 등을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 종일토록 그늘진 곳에 한 줌 햇살 같은 따듯함을 보태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오히려 지쳐 쓰러져 감당할 수 없는 만신창이의 몸뚱이를 기대고 싶을 뿐입니다
동목가지처럼 언 손을 그대 따듯한 가슴에 묻어 녹이고 싶습니다
기꺼이 가슴을 내어 비수같이 찬 손을 녹여 주시겠는지요
눈 덮인 벌판을 떠나지 못하는 상처 입은 짐승의 목숨을
꽃 보던 눈으로 꽃잎을 따던 손길로 어루만져 주시겠는지요
이제 체념도 아니게 지천으로 터져 나올 꽃을 향한 열정도 아니게
바람 부는 언덕에 앉아 아득히 내려다보이는 남은 여정을 향해
메마른 꽃잎의 살점을 뚝 뚝 띄워봅니다
그렇게 몇 번을 봄이 가고 오고 아무리 기다려도 무지개를 만들지 못하는 혼자 몸부림에 강물 넘던 떠나버린 날들은 살벌한 여백의 벌판에 겨우살이로 파랗게 혼자 살아남아서
주체할 수 없이 솟구치는 가득한 물마루 너머로
덧없이 잔인한 봄을 맞다가
세월은 그렇게 몇 해를 아파
만신창이로 아파
더는 손 쓸 수 없어 마지막 끈을 놓아버려도 다시 온 계절은 나를 와르르 무너지게 합니다
정말 이대로 남은 날들을 견딜 자신이 없습니다
쑥부쟁이 옆에서 원없이 흔들리다
흔적도 없이
생목숨을 이대로 벌판에 묻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활활 타오를 그대를 두고
영영... 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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