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눈부신 성장에 드리운 그늘
김혜림 2017-08-01 253
저는 춘천이 고향이고 현재는 서울에 살고 있으나, 부모님이 춘천에 거주하셔서 종종 방문하곤 합니다.
한 번씩 갈 때마다 빠른 성장에 놀라고, 주변환경이 매우 좋아져서 놀라곤 합니다.
반면, 지나친 개발로 춘천이 서울 주변도시처럼 바뀌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한 예로는 레고랜드 설립으로 춘천의 아름다운 중도를 다시 볼 수 없음에 개인적으로 상실감이 매우 큽니다.
깨끗한 물, 공기, 숲 등의 자연환경은 미래가치가 점점 커질것인데 현재 눈앞의 이익으로, 가장 중요한 자연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시어, 춘천의 밝은 미래를 위해 모쪼록 자연친화적인 발전을 부탁드립니다.
또 하나는, 춘천의 대대적인 아파트 장사로, 아파트와 땅값이 몇배로 치솟았습니다.
문제는, 재개발 과정에서 몇몇 구역은 기존의 거주자에게 땅을 매매하고 금값으로 아파트를 팔면서, 경제력 있는 외부인들의 투기까지 합세하여, 정작 춘천 시민은 갈 곳이 없어져가고 있습니다.
시와 투자자들은 많은 돈을 벌겠지만, 정작 춘천 시민들이 살 곳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헌 집을 팔고 새 집으로 옮기는 일은 꿈도 꿀 수 없게 되었고, 더 허름하거나 더 외곽으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땅부자에게는 해당하지 않겠지요.
누군가가 이익을 본다면 누군가는 분명 손해를 보게 됩니다.
저희 부모님은 평생 농사지어 현재 집 한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 주택만 하더라도, 약 30년전인 1988년에 7060만원을 주고 산 것을, 시에서 재개발을 한다며 수 년동안 1억대에 팔라고 조합에서 강요를 하는 통에 부모님이 골머리를 앓으셨습니다.
다리건너 강남동 롯데캐슬이 으리으리한데 상대적으로 이 동네는 할렘가가 되어가고, 이 집을 팔면 이 동네를 떠나야 합니다.
긴 시간을 재개발 답보상태로 있으니, 부모님은 노후화된 집을 떠나지도 못하고 높은 시세탓에 마땅한 거처를 구할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어째서 한 곳에서 쭉 살면, 열심히 번 돈의 가치가 사라지는건가요? 계속 옮겨다니며 농사일은 제쳐두고 부동산 투기를 했어야 할까요? 그 이익은 저희같은 누군가의 결실을 앗아가며 발생되겠죠. 이것이 누구를 위한 발전인가요?
저희 집 뿐 아니라, 춘천주민들 중 같은 사정인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투명하고 형평성 있는 개발로 투자자보다는 춘천주민을 생각하는, 부촌보다 행복한 춘천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