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장 낭만국시
김현주 2016-10-15 433
춘천 중앙시장 (낭만시장) 서문 A로 들어서서 잠시 가면 "낭만국시"라고 하는 작은 간판이 있는 국수집이 있다.
테이블 대여섯개의 작은 국수집인데, 근방에 들렀다가 출출하다 싶으면 더러 들러서 칼국수를 먹곤 했던 집으로 우선 맛이 있고 그리고 값이 싸다. 한그릇에 삼천원이니까 라면값과 비교가 된다. 그래서 가게 안에는 [착한 가게}라는 인증서가 붙어있기도 하다.
오늘 (10월 15일 셋쩨주 토요일) 강촌 봉화산 산행을 했는데, 내려오니까 마침 버스가 와서 그냥 타고 중앙시장에서 내려서 일행들과 헤어지고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자니까는 뱃속이 좀 허전하다. 그래 문득 생각이 나서 칼칼한 칼국수나 한그릇 하고 가려니 하고 "낭만국시"집을 들렀다.
떨인지 며느리인지 하는 분이 친절한 목소리로, "칼국수는 재료가 다 떨어졌구요, 잔치국수라도 괜찮으시겠어요?" 한다. 테이블에는 예닐곱분이 앉아서 국수를 먹거나 기다리는 모습들이 있고 주방에서는 두분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때, 문 입구에 두어명 좀 젊은 분들이 들어올려고 하니까 여자분이 얼른 나가서 얘기를 한다, "오늘은 영업을 쉬는 날이구요 어르신들만 식사대접을 하고 있어요. 다음에 들러주세요~~~"한다.
식사 대접? 웬 식사 대접? 마음 속으로 그러는데 식사를 다한 분 둘이 나가면서, "고맙습니다, 잘 먹었어요." 그러니까, "네, 다시 들러주세요."
한 일년쯤 되었다고 한다.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에는 영업을 쉬고 대신 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국수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한다.
국수 한그릇에 삼천원씩을 받아서 얼마나 남는다고 한달에 두번씩 무료 식사 대접을 할까?
"혹시 도움을 받는 데라도?" -- 없다고 한다.
"어떻게 그런 착한 생각을?" -- 더 늦기 전에 해야된다고 생각해서란다.
국수 한그릇을 공짜로 먹어서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라 이러 작은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그러한 생각을 가진다니 참 얼마나 흐뭇한 일인가. 잔치국수를 맛있게 먹고 사진 좀 찍자고 하니까 죽어도 아니란다.
평상시에 더 자주 이용을 해주는 것이 그분들이 좋은 일을 하는데 도움이되겠거니 싶다. 소문내고 하는 일이 아니라서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터인데 이제부터라도 자주 사 드시고 그리고 어르신들은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다 싶어서 이 글 올린다.
이 글이 그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작은 정이나마 정성스럽게 나누는 "낭만국시" 화이팅 !
****** 게시판에 글을 올려놓고 자세히 보니까 80세 이상 어르신으로 되어있네요?
이런.......난 70인데 오늘 대접받았어요. 다음에 가서 돈 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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