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북읍사무소 박주무관의 친절
동길준 2021-05-14 363
까마득한 옛날 양구에서 태어났지만 평생 머나먼 곳에서 살아온 사람입니다.
꼭 20년 전 이맘 때, 죽고싶을 만큼 힘들고 억울한 상황에 마지막으로 옛고향 양구나 가보자고 도착한게 춘천터미널이었지요.
춘천터미널에서 소양강 선착장 쪽으로 얼마를 걸었던지 밤이 되었고 날씨는 더워 온몸엔땀으로 젖었지만 호주머니엔 하룻밤 묵을 여관비도, 심지어 저녁 한끼 사먹을 몇천원도 없어 배고픔에 밤길을 계속 걷다보니 샘밭 천전리가 나왔고 멀리 빨간 십자가가 보이길래 샘밭교회로 기진맥진해 들어갔더랬습니다.
20년전 그날 샘밭교회 목사님의 도움으로 밥도 사주시고 교회에 딸린 방에 재워주시며 밤늦도록 인생 상담을 해주셨던 그 이름모를 목사님께 20년 지난 지금 작은 인사라도 해보려고 천전리 샘밭교회 연락처를 찾아도 나오지 않더군요.
고민끝에 신북읍사무소로 연락해서 샘밭교회 연락처를 문의했는데 신북읍사무소의 고마운 주무관 한분이 제 부탁을 거절해도 그만인데도 그 사소한 부탁을 들어주러 직접 현장을 찾아가 인근 분들한테 찾아주시려고 애를 쓰셨더군요.
그 샘밭교회는 지금 없어졌다기에 너무 마음이 아프지만, 신북읍사무소 박진희 주무관님의 남다른 친절과 고마움은 새삼 기억에 담아두고 싶습니다.
꼭 칭찬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