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도서관 민화교실 선생님들을 칭찬합니다
백종순 2021-04-29 411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선생님
춘천의 봄은 사람들의 마음을 유난히 설레게 만듭니다. 노오란 개나리가 핀 봉의산 산책로, 분홍색 진달래가 둘러 핀 안마산, 산책로에 피어있는 민들레와 반지꽃, 가로수에 피어있는 벚꽃의 자태를 보면서 눈이 기쁘고 즐거워집니다.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자연은 여전히 우리에게 눈이 부시게 형형색색의 자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꽃의 색과 모양을 들여다보노라면 시간을 잃어버리고 넋을 잃고 맙니다. 춘천에 산다는 것은 덤으로 자연을 오롯이 느끼고 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딸아이는 이런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느끼고 표현하고 싶어했습니다. 어떻게 도와주고 있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아이는 춘천민화 연구회의 회원전 안내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딸은 그 민화를 보면서 자신도 민화를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춘천시 소양도서관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민화교실이 있다는 것을 지인으로부터 들었습니다.
민화 교실에서 딸아이는 세 가지 행복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조상들의 그림세계를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의 즐겨 사용했던 오방색과 전통그림들에 대해 탐구하고 관찰하게 되면서 아이는 세밀함과 집중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스마트 폰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고도의 관찰력과 집중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찾을 수 있는 심미감을 성장시켜주고 있습니다.
자연의 꽃과 나무 동물들의 외적인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하고 자연이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딸은 집에 와서 화분의 식물을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습니다. 식물의 모양과 색에 대해 더 나아가 생명이 있다는 것에 감동하곤 합니다. 어떤 때는 식물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세 번째 발견은 민화 교실에서는 느림의 미학이 있습니다. 느림의 시선으로 자연을 관찰하고 조상들의 그림을 옮겨 그리면서 천연 물감과 전통종이인 한지에 그림을 그립니다. 한지의 냄새와 천연 물감의 냄새를 맡으면서 아이는 어느새 촉감으로 느끼고 후각으로 그 냄새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즐거운 민화세계는 좋은 선생님과의 만남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작고 확실한 행복의 세계로 초대해주신 분들입니다. 행복은 정말 멀리 있지 않고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딸아이는 얼마나 토요일 오후 2시를 기다리는지요?
딸아이가 기다리는 것은 인품이 훌륭한 선생님을 기다리는 것이고, 또 우리조상들의 민화를 그리워하는 것이고,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겠지요. 이런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주신 소양도서관 관장님, 춘천민화 연구회 교수님과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내 아이의 머릿속에는 아름다운 그림이 들어있습니다. 그림과 함께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주시는 민화 교실의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어른들을 위한 민화교실도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