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야생동물보호협회 어윤용 지부장님을 칭찬합니다.
박전영 2016-09-09 1122
춘천시야생동물보호협회 어윤용 지부장님을 칭찬합니다.
지난 9월 4일,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작은 야산에서 우연히 무언가 풀썩 쓰러지는 소리, 흙에 질질 끌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베란다에서 내다본 광경은 참혹했습니다.
작고 귀여운 고라니 한 마리가 인간이 불법으로 놓은 끔찍한 덫에 발이 찍혀, 그 찰나의 순간에 다리를 잃고 목숨까지도 위협당하는 장면이었던 것입니다.
고라니는 덫에 발이 끼어 오도가도 못한채 발버둥치고 있었고, 덫에 연결된 여러 가닥의 철사줄이 덫을 고정시킨 나무만 채그락 채그락 울릴 뿐이었습니다.
저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고라니를 구할 방법이 없을까 인터넷을 검색했습니다.
그때 제가 발견한 것은 강원대학교 야생동물 구조협회였습니다.
이내 전화기를 집어 들어 전화를 걸면서도, 일요일이라 혹시나 전화를 받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받더라도 도와주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굉장히 초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기우였습니다.
강원대학교 야생동물 구조협회는 친절히 전화응대를 해주셨고, 구조요원분에게 상황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구조요원분이 직접 전화를 해주셔서는 다시 한번 친절하게 현장 주소를 물으시고 거의 15분만에 칠전동까지 와주셨습니다.
출동하셔서는 당황하는 저를 진정시켜 주시고, 차분하지만 정확하고 빠르게 구조용품을 챙겨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뾰족한 구조물이 많고 높은 지대인지라 이동장은커녕 사람이 들어가기도 위험해 보였지만, 전혀 머뭇거리는 기색 없이 일사천리로 진입하셨고, 이내 혼자서 고라니 구조작업에 돌입하셨습니다.
어윤용 지부장님은 혼자서 고라니를 구조하고, 덫을 회수하고, 덫을 단단하게 고정시킨 의문의 철근 구조물까지 일사천리로 회수해 주셨습니다. 고라니는 진정을 위해 눈가리개를 착용한 상태였고, 처음엔 놀라 날뛰던 고라니가 이내 담담히 이동장 안에서 편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동네 주민들, 엄마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 지나가던 남성분들까지 고라니가 구조되자 몰려들게 되었고, 다들 한마음 한 목소리로 어윤용 지부장님께 감사의 인사와 존경을 표하였습니다. 이내 십시일반으로 무거운 고라니가 든 케이지를 이동시키고, 고라니 다리에 무섭게도 찍혀있던 큰 돼지용 덫을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이와 함께 구경을 나온 주민들은 그 광경을 보며 아이들에게 동물을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는 것과, 이기적인 사람들이 불법으로 덫을 설치해 야생동물을 위협한다는 사실, 그리고 누군가는 다친 동물들을 위해 더운 날에도 고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현장에서 생생하게 들려줄 수 있었고, 그날 현장에 있던 꼬마들은 ‘정말 멋진 아저씨다! 아저씨 최고!’를 외치기도 하였으니, 아마도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에 대한 존중을, 몸소 느끼고 배울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비운의 고라니는 이미 덫에 찍히는 순간 다리의 뼈가 잘려버려서 하얀 뼈가 밖으로 드러나 있는 지경이었지만, 그래도 어윤용 지부장님의 빠른 출동과 노련한 구조작업 덕택에 제2의 인생을 살수 있었습니다.
사실 고라니는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였지만, 추후에 어윤용 지부장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셔서 고라니가 강원대학교 수의학과 구조센터에서 잘 치료를 받고, 다행스럽게도 다리를 절단하지 않고 뼈를 맞추어 기브스를 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전달해 주셨습니다.
향후 구조된 고라니의 소식을 구조센터 홈페이지 등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 나은뒤 방사를 하게 된다면 그 소식도 알고 싶은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여하튼 사고 접수후 친절한 응대와, 빠른 출동부터, 현장에서 위험한 상황을 무릅쓰고 구조를 해 주시고, 사후처리와 피드백까지 친절하고 젠틀하게 수행해주신 어윤용 지부장님께 마음속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고라니를 치료해주시고 보살펴주실 강원대학교 야생동물 구조센터 선생님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야생동물을 구조할 시스템을 이렇게 유기적이고 현실적으로 만들어주신 춘천시와 시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서 춘천시의 행정에 대해 신뢰를 더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사각지대에 있는 동물들까지 보호해 준다는 점에서 춘천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야생동물을 위협하는 불볍엽구의 수거와 예방을 위해 힘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당황하고 급한 마음에 시원한 생수 하나라도 가져가지 못해서, 구조작업 내내 물한모금 드시지 못하고 땀을 흘리시며 고생하셨지만, 구조를 끝내고 돌아가시는 길에도 “동물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해 주신 어윤용 춘천시 지부장님께,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