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오랜 친구들과 다시 찾은 ‘원조숯불닭불고기집’
“야, 우리 예전에도 여기서 밤새 불판 위에 닭 굽다가 된장찌개에 밥 말아먹었잖아!” 그 한마디에 웃음이 터졌다. 추석 연휴, 9월 9일. 오랜만에 춘천에 내려온 친구들과 ‘원조숯불닭불고기집’으로 향했다. 1961년부터 한자리를 지켜온 이곳은 우리에게 그저 ‘맛집’이 아니라, 대학 시절의 추억이 그대로 남은 공간이었다. 언제나처럼 골목길을 따라 걸으면 숯불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고, 그 향만으로도 벌써 군침이 돈다. 불판 위의 향수, 그리고 웃음소리 자리 잡자마자 주문은 늘 하던 대로. 뼈 있는 닭갈비, 간장 닭갈비, 닭발, 막국수, 된장찌개, 공기밥까지 풀코스. “야, 간장은 네가 좋아했잖아.” “그래, 근데 난 오늘은 빨간 거 간다.” 이런 쓸데없지만 반가운 대화들이 오갔다. 숯불 위에 닭이 올라가자 ‘치익—’ 소리와 함께 퍼지는 불향. 사장님이 살짝 웃으며 말씀하신다. “이 소리 들으면 밥 한 공기 그냥 갑니다~” 정말이었다. 고기 익기도 전에 공기밥 추가! 부추무침과의 완벽한 조합 이 집의 숨은 주인공은 바로 부추무침. 양념 닭갈비에 부추무침 한 젓가락 올려 먹으면, 그 조화가 기가 막히다. 친구 한 명은 그걸 그대로 밥 위에 얹어 “이건 부추비빔밥이야!”라며 먹기 시작했고, 결국 다들 따라 하느라 한 그릇이 순식간에 비워졌다. 마무리는 역시 막국수와 된장찌개 매콤한 닭갈비 뒤에는 시원한 막국수, 그리고 구수한 된장찌개로 마무리. 춘천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닭갈비와 막국수의 궁합은 정말 환상이다. 그날도 된장찌개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며 “야, 이 맛은 전국 어디 가도 못 찾는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주차 팁 낙원길 안쪽에 위치해 골목이 조금 좁다. 우린 늘 그렇듯 중앙시장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갔다. 짧은 골목길을 따라 가게로 향하는 그 길마저도 이제는 우리에게 ‘춘천의 추억 코스’가 되어버렸다. 마무리하며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저녁 바람에 숯불 냄새가 따라 나왔다. “다음에는 애들 데리고 또 오자.” 누군가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건 맛뿐만이 아니다. 함께 웃고 먹었던 그 순간의 따뜻함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원조숯불닭불고기집 주소 : 강원 춘천시 낙원길 28-4 전화 : 033-257-5326 / 010-2480-57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