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산임수의 도시, 춘천] 후삼국의 궁예가 재기를 도모한 상원사
JCG(관광AI콘텐츠)
- 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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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ani Dogara Yunana. 산속의 상원사. 2022 춘천관광사진전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에 위치한 상원사는 해발 644미터의 삼악산 등선봉 인근에 자리 잡은 사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로 삼악산의 험준한 암벽 지형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통일신라 시대인 861년경 승려 염거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이후 여러 차례의 중건과 보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춘천의 대표적인 명산인 삼악산의 품에 안겨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고찰의 면모를 간직하고 있다.
상원사가 위치한 삼악산 일대는 태봉국을 세웠던 궁예와 관련된 전설이 짙게 배어 있는 곳이다. 고려 태조 왕건에게 패한 궁예가 이곳으로 피신하여 성을 쌓고 재기를 도모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사찰 인근에는 궁예가 머물렀던 대궐터와 군사들이 훈련했던 장소로 추정되는 지명들이 남아 있어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한 시대의 흥망성쇠가 깃든 서사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방문객에게 잠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사진=박상진. 상원사의 설경. 2023 춘천관광사진전
암벽 지형을 활용한 건축적 특징
상원사는 경사가 가파른 암반 지대에 세워져 있어 평지 사찰과는 다른 독특한 가람 배치를 보여준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산신각과 요사채가 좁은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배치되어 있으며 사찰 뒤편으로는 웅장한 바위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사찰 곳곳에는 정교하게 쌓아 올린 돌탑들이 자리 잡고 있어 수행의 정진과 정성을 느끼게 한다. 산세에 순응하며 세워진 건축물들은 주변의 노송 및 기암괴석과 조화를 이루어 산사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진=김상민. 위로와치유의문화축전. 2023 춘천관광사진전
의암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빼어난 조망
상원사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사찰 앞마당에서 내려다보는 의암호의 탁 트인 전망이다. 등선폭포를 지나 가파른 산길을 올라온 등산객들에게 보상과도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춘천 시가지와 호반이 어우러진 파노라마 뷰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며 특히 이른 아침 호수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신비로운 광경을 연출한다. 상원사에서는 연중 크고작은 행사가 진행되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며, 조망권이 뛰어난 덕분에 예로부터 문인과 예술가들이 영감을 얻기 위해 찾았던 명소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