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겨울]김유정을 따라 걷는 겨울철 문학 기행
JCG(관광AI콘텐츠)
- 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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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상진. 김유정역 설경. 2016 춘천관광사진전
문학 기행의 관문, 김유정역
춘천 김유정역은 한국 철도 역사상 최초로 역 인근 출신 문학가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역이다. 본래 1939년 신남역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하였으나, 춘천 출신의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이자 그의 대표작인 봄봄과 동백꽃의 배경이 된 실레마을을 기념하기 위해 2004년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2010년 경춘선 복선 전철이 개통되면서 새로운 역사가 지어졌는데, 일반적인 철도 역사와 달리 전통 한옥 양식으로 지어져 고풍스럽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역사 주변은 김유정의 문학적 자취를 느낄 수 있는 테마 공간으로 꾸며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는 운영이 중단된 옛 경춘선 철길과 옛 김유정역사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과거 간이역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옛 역사 주변에는 무궁화호 열차를 개조한 유정북카페와 옛 역장 캐릭터인 나신남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인근에는 김유정 문학촌과 김유정 레일바이크가 있어 문학적 체험과 레저 활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춘천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권혁만. 문학마을의 향. 2017 춘천관광사진전
김유정 문학촌 둘러보기
김유정 문학촌은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거장인 소설가 김유정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문학 공간이다. 이곳은 김유정이 태어난 생가를 중심으로 그의 삶과 문학 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과 각종 문화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김유정은 고향인 실레마을의 사람들과 풍경을 소재로 삼아 '봄봄', '동백꽃', '소낙비' 등 서민들의 해학과 향토색 짙은 작품들을 남겼으며, 문학촌은 이러한 그의 작품 배경을 현실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문학촌 내부에는 고증을 거쳐 복원한 생가와 함께 그의 유품, 원고, 저서 등을 전시한 기념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작가의 짧고 치열했던 생애를 돌아보는 한편, 마을 곳곳에 조성된 실레마을 이야기길을 따라 걸으며 소설 속 장면들이 묘사된 실제 장소들을 탐방할 수 있다.
사진=김주형. 눈 내리는 문학촌의 밤. 2021 춘천관광사진전
눈 쌓인 초가지붕의 낭만
겨울철 김유정 문학촌은 작가 김유정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순박하고 서정적인 향토색에 하얀 눈이 더해져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절경을 선사한다. 나지막한 산세에 둘러싸인 실레마을 전체가 눈에 덮이면, 복원된 초가 형태의 생가와 정자들은 처마마다 고드름을 매달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려한 장식 없이 소박하게 들어앉은 전통 건축물들은 겨울의 차분한 공기와 어우러져 관람객들로 하여금 작가가 고뇌하며 거닐었을 당시의 시대적 배경 속으로 깊이 몰입하게 만든다.
문학촌 내부의 전시관을 관람한 뒤 마을을 에워싼 실레마을 이야기길을 따라 걷는 겨울 산책은 이 탐방의 백미로 꼽힌다. '봄봄'이나 '동백꽃' 등 그의 대표작 속 배경이 된 실제 장소들을 따라 걷다 보면, 앙상한 나뭇가지 위로 피어난 상고대와 눈꽃이 마치 소설 속 문장들이 되살아난 듯한 감동을 준다.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서 만나는 소박한 돌담길과 텅 빈 들판은 작가 김유정이 가졌던 삶에 대한 애잔함과 문학적 온기를 동시에 느끼게 하며, 탐방객들에게 번잡한 일상을 벗어난 정서적 휴식과 깊은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