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전통의 향기]춘천 청평사... 배 타고 찾아가는 고려 시대 천년고찰
JCG(관광AI콘텐츠)
- 2025-12-21
3
사진=최명선. 청평사 가는 길. 2020 춘천관광사진전
소양강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 속의 사찰'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북산면 오봉산 기슭에 위치한 청평사(淸平寺)는 소양강댐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들어가야 닿을 수 있는 독특한 접근성으로 인해 '섬 속의 절'이라 불린다. 고려 광종 24년(973년) 승현선사가 백암선원으로 창건한 이래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으며, 주변의 수려한 산세와 계곡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춘천의 대표적 명승지다.
사진=강성일. 청평사의 가을. 2023 춘천관광사진전
보물로 지정된 회전문과 고려 정원의 정수 영지
청평사 경내에는 건축사적·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 다수 보존되어 있다. 사찰의 정문 역할을 하는 보물 회전문(廻轉門)은 명승 제 70호로도 지정되어 있다. 흔히 절에 가면 보이는 사천왕문을 대신하는 역할로, 윤회의 이치를 깨우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선 명종 시기 보우선사가 건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고려 시대 거사 이자현이 조성한 영지(影池)는 기암괴석과 폭포를 활용하여 자연과 인공을 조화시킨 고려 시대 정원의 정수로 꼽힌다. 이는 한국 정원사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아 '춘천 청평사 고려선원'이라는 명칭으로 명승 제70호에 지정되어 있다.
사진=김남호. 공주탑. 2011 춘천관광사진전
공주와 상사뱀의 설화가 깃든 구성폭포와 삼층석탑
청평사로 향하는 길목에는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와 이에 얽힌 공주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원나라 공주를 사랑하다 죽어 상사뱀이 된 청년이 공주의 몸에 붙어 떨어지지 않자, 공주가 청평사에서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린 끝에 뱀이 떨어져 나갔다는 전설이다. 폭포 인근에는 공주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삼층석탑(공주탑)과 공주가 머물렀던 공주굴, 상사뱀을 형상화한 동상 등이 설치되어 있어 방문객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를 선사한다.
사진=우태하. 하늘에서 본 청평사. 2013 춘천관광사진전
전란의 아픔을 딛고 복원된 호국 사찰의 위용
청평사는 과거 국보로 지정되었던 극락전과 명필 탄연의 문수원기 등 귀중한 유물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한국전쟁 당시 상당 부분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1970년대부터 지속적인 복원 사업을 통해 대웅전과 극락보전 등을 새로 지어 오늘날의 장엄한 가람 배치를 되찾았다. 춘천시는 청평사 일대를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역사와 자연, 설화가 공존하는 복합 문화 관광지로 관리하며 춘천의 정신적·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