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산임수의 도시, 춘천] 구봉산, 항공스포츠 명소에서 관광 명소로
JCG(관광AI콘텐츠)
- 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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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양희. 구봉산에서 바라본 춘천야경. 2008 춘천관광사진전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동면 감정리와 장학리 일대에 위치한 구봉산(441.3m)은 춘천 분지 동쪽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이다. 산봉우리가 9개라 하여 구봉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춘천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최적의 조망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호젓한 등산로 위주의 산이었으나, 산 중턱을 지나는 외곽도로가 개통되면서 춘천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부상하였다.
사진=김재득. 구봉산 카페거리에서. 2018 춘천관광사진전
춘천 시내를 한눈에 담는 파노라마 전망대
구봉산은 의암호와 춘천 시내 전경을 가장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장소다. 해 질 녘이면 서쪽 산등성이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이 장관을 이루며, 밤이 되면 도심의 불빛이 만들어내는 야경을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삼악산과 화악산까지 조망이 가능하여 사진작가들과 관광객들에게 춘천의 대표적인 조망 포인트로 꼽힌다.
사진=게티이미지
건축미와 휴식이 어우러진 구봉산 카페거리
구봉산 중턱은 독특한 테마와 개성 있는 건축미를 자랑하는 카페들이 밀집하여 '구봉산 카페거리'라는 독자적인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투명한 유리 바닥으로 제작된 스카이워크나 산의 지형을 살린 테라스형 건축물들은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러한 상업 시설들은 단순한 휴게 공간을 넘어 춘천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문화적 랜드마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김영한. 구봉산 행글라이딩. 2008 춘천관광사진전
춘천 항공 스포츠의 발상지, 구봉산 활공장
구봉산은 춘천 항공 스포츠의 시발점이자, 하늘에서 바라보는 '호반의 도시'라는 관광 콘텐츠를 대중에게 처음 각인시킨 역사적 상징성을 보유하고 있다.
구봉산 활공장은 해발 400m 내외의 높이에도 불구하고 전방에 장애물이 없는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고 있었다. 비행사들은 구봉산 정상 인근 이륙장에서 도약하여 춘천 시내 상공을 선회하며 고도를 유지하는 비행을 즐겼다. 착륙장은 주로 동면 인근의 드넓은 농경지나 소양강 변의 유휴 부지를 활용하였으며, 안정적인 기류 덕분에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두루 이용할 수 있는 항공 스포츠의 메카로 평가받았다.
2000년대 이후 구봉산 일대의 지형은 대대적인 개발 사업으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구봉산 전망대 외곽도로가 개통되고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을 비롯한 대형 시설들이 들어서면서 과거 활공장으로 사용되던 부지의 상당 부분이 잠식되었다. 또한, 주변에 카페거리와 각종 건축물이 밀집함에 따라 비행에 필수적인 이착륙 공간 확보가 어려워졌고, 고압 전선 등 안전상의 장애 요인이 증가하면서 행글라이딩 명소로서의 과거 위상은 점차 축소되었다.
현재 춘천의 항공 스포츠 중심지는 구봉산보다 해발 고도가 높고 활공 여건이 우수한 인근의 대룡산(899m)으로 완전히 이동하였다. 대룡산은 현대화된 이륙 시설과 넓은 착륙장을 갖추어 국제적인 경기도 개최되는 반면, 구봉산은 더 이상 전문적인 활공장으로 기능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