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겨울] 흰 옷 입은 기와지붕... 겨울 춘천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JCG(관광AI콘텐츠)
- 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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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상진. 상원사의 설경. 2023 춘천관광사진전
절벽 끝에서 만나는 은빛 시계(視界), 상원사의 고요한 겨울
춘천의 겨울은 산사(山寺)의 고요함과 유교 유적의 정갈함 속에서 더욱 깊어진다. 대룡산 자락에 자리한 상원사는 겨울이 되면 가파른 산세가 하얀 눈으로 덮이며 세속과 완전히 단절된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 들어앉은 법당 앞마당에서 내려다보는 눈 덮인 춘천 시내의 전경은 압권이다. 처마 밑에 매달린 풍경이 겨울바람에 떨며 내는 맑은 소리는 고요한 산사의 겨울 적막을 깨우며, 탐방객들에게 깊은 성찰의 시간을 선사한다.
사진=우태하. 하늘에서 본 청평사. 2013 춘천관광사진전
얼음 폭포와 호수 건너 설국, 청평사의 낭만적인 겨울 풍경
오봉산 품에 안긴 청평사는 소양호에서 배를 타고 얼어붙은 폭포를 지나야 만날 수 있다. 꽁꽁 얼어붙은 계곡 물줄기와 그 위로 소복이 쌓인 눈을 따라 걷다 보면 한국 최고(最古)의 정원인 영지(影池)와 회전문이 눈 속에 고즈넉이 몸을 누인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가 거대한 빙폭으로 변모하여 은빛 기둥을 세운 장면은 청평사 겨울 산책의 백미로 꼽힌다. 호수를 건너 들어가는 여정부터 겨울의 낭만을 더하며, 눈 덮인 사찰의 풍경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평화로움을 전한다.
사진=신풍장. 향교. 2007 춘천관광사진전
기와지붕 위로 내려앉은 단아한 선비의 기개, 춘천향교의 겨울
도심 속 역사 공간인 춘천향교는 겨울이 되면 유교적 건축의 절제미가 백색의 눈과 만나 더욱 단아한 자태를 드러낸다. 붉은 홍살문 너머로 보이는 대성전과 명륜당의 기와지붕 위로 하얀 눈이 층층이 쌓이면, 선비들의 기품 있는 정신이 깃든 듯 경건한 분위기가 감돈다. 화려한 장식 없이 곧게 뻗은 기둥과 단정한 담장이 눈 덮인 나무들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고풍스러운 미학을 보여준다. 차가운 공기 속에 내려앉은 정적 속에서 옛 교육 기관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경험은 산사와는 또 다른 차분하고 따뜻한 휴식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