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도시, 춘천] 삼악산부터 청평사까지 사계절 ‘춘천 3대 폭포’ 여행
JCG(관광AI콘텐츠)
- 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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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피어나는 봄부터 하얀 얼음기둥이 매달린 겨울까지, 춘천의 산 속 폭포들은 호반도시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 준다. 춘천에는 많은 산과 폭포가 있는데, 삼악산의 등선폭포, 봉화산의 구곡폭포, 오봉산의 구송폭포를 일컬어 ‘춘천 3대폭포’라고 부른다. 폭포수의 경쾌한 파찰음을 따라가다 보면 춘천이 왜 ‘배산임수의 도시’라 불리는지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된다.
사진=손시연. 등선폭포. 2023 춘천관광사진전
삼악산 깊은 계곡 속 시원한 물줄기, 등선폭포
서면 삼악산 자락에 숨어 있는 등선폭포는 바위 협곡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와 시원한 계곡 풍경이 매력적인 곳이다. 삼악산은 높이는 크지 않지만 암릉과 절벽이 이어지는 골산이라, 폭포까지 이어지는 계곡길에서만 걸어도 산세의 묵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등선’이란 이름은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마치 신선이 오르내리는 사다리처럼 보인다 해서 붙었다고 전해진다. 삼악산 곳곳에 자리 잡은 기도처와 암자, 그리고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폭포와 소(沼)는 옛사람들이 이 산을 작은 선계처럼 여겼던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사진=김석환. 등선폭포. 2020 춘천관광사진전
등선폭포를 찾는 대표 코스는 삼악산 등선폭포 주차장에서 시작해 계곡을 따라 폭포까지 올라간 뒤, 흥국사를 지나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체력이 허락한다면 삼악산 정상까지 오른 뒤 상원사 방면으로 하산하는 종주 코스를 잡을 수 있고, 가벼운 산책만 원한다면 폭포까지만 다녀오는 짧은 왕복 코스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여름에는 짙은 녹음과 계곡 물소리가 도심의 더위를 잊게 해 주고, 가을이면 단풍이 협곡을 붉게 물들이며 사진 애호가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눈이 내린 겨울에는 주변 암벽에 고드름과 얼음 층이 형성돼, 같은 장소에서도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사진=이정엽. 구곡폭포. 2010 춘천관광사진전
아홉 굽이 물길 끝에 서 있는 명소, 남산면 구곡폭포
남산면에 위치한 구곡폭포는 춘천 시민에게는 익숙하지만 외지 여행자에게는 아직 ‘알아두면 좋은’ 폭포 명소다. 이름처럼 아홉 굽이의 계류를 따라 숲길을 오르면 마지막에 웅장한 직벽 아래로 떨어지는 메인 폭포를 만나게 된다.
‘구곡’이라는 이름은 굽이굽이 꺾이며 흐르는 물길을 시처럼 감상하던 옛 풍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예전 선비들은 각 굽이와 소마다 이름을 붙이고 시를 남기며 이곳을 유람했다고 하고, 현대에 들어서는 예능 프로그램 촬영지와 겨울 빙벽 등반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사진=심재순. 구곡폭포의 겨울. 2020 춘천관광사진전
접근성도 좋다. 남춘천역이나 춘천 시내에서 버스나 자가용으로 남산면 구곡폭포 주차장에 도착한 뒤, 잘 정비된 탐방로를 따라 약 30분 정도 오르면 폭포에 닿는다. 급경사가 거의 없는 편이라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여행이나 가벼운 트레킹 코스로 부담이 적다.
계절마다 풍경도 뚜렷하게 달라진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안개와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대표 피서지 역할을 하고, 가을에는 단풍 색이 깊어지면서 폭포 주변 절벽까지 물들어 한층 드라마틱한 장면을 만든다. 겨울엔 폭포가 꽝꽝 얼어붙어 빙벽 등반이 가능한데, 얼음기둥을 오르는 등반가들과 이를 지켜보는 관광객들로 또 한 번 활기를 띤다.
사진=손명권. 구송폭포의 여름. 2021 춘천관광사진전
청평사로 들어가는 문턱, 숲길 속 구송폭포
의암호 상류 북한강을 따라 들어가는 청평사 산책로에는 숲길 한쪽으로 흰 물줄기가 떨어지는 구송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사찰을 향해 걷는 길 중간에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이 폭포는, 호반을 떠나 산 속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여행자들에게 첫인사를 건네는 장소와 같다.
구송폭포는 아홉 구(九)자에 소나무 송(松)자를 쓰는데 본래 9그루의 소나무가 있었으나 조선 후기에 소실되었다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 아홉(九) 가지의 소리(聲)가 들린다 하여 구성폭포라 불리기도 한다. 폭포 주변에 절벽과 단풍이 빼어나 가을에 특히 인기 있는 명소다.
사진=이재용. 구송폭포의 가을. 2021 춘천관광사진전
계절별 추천 코스
세 폭포 모두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어 여행가는 계절에 따라 여정 중 일정을 할애해서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봄: 구송폭포 & 청평사
봄에는 의암호 유람선을 타고 청평사로 들어가는 길을 추천한다. 막 눈을 뜨기 시작한 연둣빛 숲과 계류, 폭포, 그리고 고즈넉한 산사가 어우러져 ‘걷기만 해도 힐링 되는’ 코스를 완성한다.
여름: 등선폭포 & 삼악산 계곡 산책
가장 더운 계절에는 삼악산 등선폭포 계곡길이 제격이다. 짧게는 폭포까지만, 여유가 있다면 흥국사와 주능선까지 이어가는 코스를 선택해 시원한 바람과 전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가을: 구송폭포 단풍 트레킹
단풍철에도 봄철과 같이 구송폭포와 청평사 코스를 추천한다. 폭포 주변부터 사찰과 숲이 붉게 물드는 시기에는 짧은 산책만으로도 깊은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겨울: 구곡폭포 빙벽 감상
한겨울에는 얼어붙은 구곡폭포 빙벽을 감상하며 ‘눈과 얼음으로 채워진 호반의 겨울’을 만끽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