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전통의 향기] 의암호를 걸으며 되새겨보는 한국전쟁의 기억
JCG(관광AI콘텐츠)
- 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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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석환. 평화공원. 2020 춘천관광사진전
북한군의 전면 침공과 초기 전황의 위기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은 38도선 전역에서 기습적인 전면 남침을 개시하며 6.25 전쟁을 일으켰다. 전쟁 초기 북한군은 압도적인 전차 전력과 화력을 앞세워 파죽지세로 남진했으며, 국군 제7사단이 지키던 의정부 방면이 돌파되면서 개전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는 국가적 위기에 직면했다. 이러한 급박한 상황 속에서 춘천 지구를 방어하던 국군 제6사단의 분전은 전쟁의 초기 흐름을 바꾼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춘천대첩은 1950년 6월 25일부터 30일까지 춘천 일대에서 전개된 전투로, 김종오 대령이 이끄는 국군 제6사단이 북한군 제2군단의 진격을 3일간 저지한 승전이다. 제6사단은 전쟁 전부터 적의 침공을 예견하고 소양강 북쪽 고지에 견고한 방어 진지를 구축했으며, 민·관·군이 혼연일체가 되어 대응했다. 특히 제7연대 대전차소대는 화염병과 수류탄을 들고 적의 전차에 몸을 던지는 육탄 공격을 감행하여 북한군의 전차 부대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춘천 시민들도 피란을 가는 대신 군인들에게 주먹밥을 만들어 배달하고, 적의 포탄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시민들이 직접 포탄을 등에 지고 고지 위로 나르는 보급 작전에 참여했다. 이러한 민·군 합동 작전은 소양강을 천혜의 방어선으로 활용하여 북한군 제2사단의 춘천 시내 진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사진=이화춘. 평화생태공원 미공군막사. 2013 춘천관광사진전
캠프 페이지 미공군막사의 보존
춘천 평화생태공원은 과거 미군 기지였던 캠프 페이지(Camp Page) 부지를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6.25 전쟁 이후 춘천에 주둔했던 미군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미공군막사가 잔존해 있으며, 냉전 시대의 역사적 흔적을 간직한 근대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춘천시는 건물을 철거하는 대신 보존과 재생을 통해 전쟁의 기억을 되새기고,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전시 및 문화 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황병진. 춘천대첩 전승행사. 2013 춘천관광사진전
춘천대첩 전승행사와 호국 영웅들의 기백 계승
매년 6월 춘천시 일대에서는 6.25 전쟁 초기 국군에게 첫 승전보를 안겨준 춘천대첩을 기념하는 전승행사가 개최된다. 이 행사는 당시 북한군의 침공을 6일간 저지하며 한강 방어선 구축에 기여한 제6사단 장병들과 시민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다. 춘천지구 전적비 주변에서 열리는 기념식과 더불어 당시의 전투 상황을 재연하는 퍼포먼스, 군 장비 전시 등이 진행되며, 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헌신을 기억하고 시민들의 안보 의식을 고취하는 지역의 대표적인 호국 문화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정성미. 한국전 참전 기념관 전경. 2007 춘천관광사진전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과 국제적 보은의 상징
춘천 근화동에 위치한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은 6.25 전쟁 당시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견한 에티오피아 강뉴 부대의 활약상을 기리는 곳이다. 기념관 내부에는 당시 참전용사들이 사용했던 군장비와 의복, 관련 기록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치열했던 전투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한다. 춘천시는 에티오피아와의 특별한 인연을 바탕으로 참전용사 후손 돕기 사업 등 민간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평화생태공원의 미공군막사부터 춘천대첩 전적비, 에티오피아 참전기념관으로 이어지는 소양강변의 기념 시설은 춘천의 아픈 역사와 극복의 서사를 한데 묶는 평화 관광 벨트를 형성한다. 방문객들은 강변을 따라 걸으며 전쟁의 비극과 평화의 가치를 동시에 체감하고, 평화로운 관광도시의 모습과 대비되는 아픈 과거를 되새긴다. 춘천시는 이러한 자원들을 체계적으로 정비하여 미래 세대에게 호국 정신을 전하는 살아있는 역사 박물관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