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전통의 향기] 춘천 동산면 밭치리 장승제
JCG(관광AI콘텐츠)
- 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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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동산면 조양2리에는 무려 500년을 이어온 조금 특별한 설화와 전통이 존재한다. 500년을 이어오던 오랜 전통은 한때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춘천시와 춘천시민들의 노력 끝에 11년만에 부활하여 다시금 전해지고 있다.
사진=이경재. 장승과 솟대. 2011 춘천관광사진전
밭치리 장승,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춘천 동산면 밭치리 마을의 장승과 거리제는 500년 넘게 이어지던 전통으로, 잡귀와 액운을 막고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비는 상징물로 전해져왔다. 물오리나무와 낙엽송을 깎아 만든 다소 투박한 장승에는 다양한 문구와 함께 마을 사람들의 기원이 담겨 있다. 밭치리의 장승은 옛날 촌락 어귀에 으레 설치하던 그것과는 달리, 사모관이 아닌 정자관을 쓴 모습의 독자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희소가치가 있다.
사진=김영숙. 밭치리 장승제. 2007 춘천관광사진전
밭치리 아기장수 설화와 장승제
밭치리 장승제는 오래전부터 매년 3월에 성황제를 올리고 솟대와 장승을 세우는 거리제다. ‘밭치리 아기장수 설화’가 배경으로, 전국 곳곳에 드물지 않게 존재하는 우투리 등의 여타 아기장수 설화와 달리 밭치리 아기장수는 죽지 않는다.
대부분의 아기장수 설화는 비범하게 태어났으나 국가에서 역모죄를 뒤집어 쓸 것을 두려워하는 부모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형식인데, 밭치리 아기장수는 생후 7일째에 밤나무에 올라 “후일 어미의 무덤이라도 찾으려면 지명이라도 알아야지”라며 “전치곡(田雉谷)”이라 세 번 외치고 사라진다. 그렇게 지명이 전치곡 또는 밭치리로 불리게 되었으며, 그 뒤로 비범한 아기장수가 마을의 안녕을 가져다주길 바라는 성황제와 거리제가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사진=김홍식. 메밀밭의 아. 2017 춘천관광사진전
한때 끊겼던 장승제, 민관 합동으로 부활
그렇게 약 500여년을 이어오던 밭치리의 장승제는 2009년 골프장 개발로 인해 50여개의 장승과 함께 사라졌다. 이후 11년이 지난 2020년, 춘천시와 마을 주민들이 합심하여 장승제를 부활시켰고 다시금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어렵게 되살아난 소중한 전통문화유산인 만큼, 500년간 마을을 지켜주던 장승제를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