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인 애견체험박물관 건립에 반대합니다.

  • 작성자김**
  • 등록일2016-05-13 13:23
  • 처리상태 답변완료
  • 공개공개
  • 담당부서

1. 동물체험은 동물과의 '교감'이 아닌 '일방적인 관계 맺기'에 불과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동물체험형 전시장에서 쓰이는 이 ‘체험’이라는 용어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감정과 고통을 느끼는 생명들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용어입니다. 동물은 '물건'이 아닙니다. 이용객들에게 동물 체험은 일시적인 흥미거리에 불과하겠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체험을 당하는 동물들은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살아 있는 동물을 ‘체험’의 대상으로 간주한다는 것 자체가 이 사업이 얼마나 잘못된 인식에 기초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미 전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설치류·파충류 체험장의 동물복지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체험 업체들은 동물을 만지는 체험을 '동물과의 교감'으로 홍보하여 어린이 고객층을 유혹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체험장이 운영되는 현실을 고려했을 때 그곳에서의 동물 체험을 '교감'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루 대부분 동안 낯선 사람들의 손길과 시선, 소음에 시달리는 동물들의 스트레스가 무시되기 때문입니다.


가령 체험용으로 가장 흔히 쓰이는 햄스터·팬더 마우스·기니피그 등은 어린이에게도 한 손에 잡힐 정도로 체구가 작은 동물입니다. 그래서 동물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방문객에게 부주의하게 다뤄지기 쉽습니다. 파충류 체험의 경우, 동물이 도망칠 수 없도록 직원이 제압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을 '교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에게 호감이나 호기심이 있다고 해서 맘대로 만져도 좋은 건 아닙니다. 인간 관계에서 그런 것은 '추행'으로 간주됩니다. 그런데 상대가 동물이라면 맘대로 만져도 좋을까요? 상대의 동의 없는 일방적인 관계가 허용되는 공간에서는 생명경시만을 배울 수 있을 뿐입니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면서, 만지기 체험은 서울대공원 동물원을 비롯하여 동물복지를 지향하는 동물원에서 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물며 집에서 기르는 개도 자꾸만 만지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전시장에서 낯선 관람객들에게 끊임없이 체험을 당하는 개들의 스트레스는 어떨까요? 동물체험은 '교감'을 가장한 동물학대,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게다가 동물을 관광사업의 자원으로 간주하는 것 자체도 문제입니다. 소위 “동물을 사랑한다”는 미명하에 동물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여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동물체험장은 동물보호소가 아닙니다. 이윤창출이 제1목표인 그곳에서 동물은 생명이기 전에 이윤을 위한 수단으로 간주됩니다. 사업장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이윤'이기 때문입니다. 동물 전시와 체험이 근본적으로 동물 복지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2. 애견체험박물관은 우리 사회의 유기견 문제를 가중시킬 것입니다.


애견체험박물관은 그곳에 전시된 동물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반려동물인 '개'라는 점에서 더 문제입니다. 관람객은 이곳에서 강아지를 접하면서 '개를 키우고 싶다'는 욕구도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10년이 넘는 개를 키우는 건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는 반려인으로서의 제대로 된 준비 없이도 돈만 있으면 언제든 펫샵에서 강아지를 구매할 수 있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다양한 견종이 전시된 애견체험박물관은 이용객들에게 특정 견종에 대한 선호나 소유욕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특정 견종에 대한 소유욕을 가장 쉽게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 유기동물 보호소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상품(강아지)을 다양한 종별로 구비하는 펫샵이지, 유기동물보호소가 아닙니다. 결국 애견체험박물관은 생명의 상품화를 부추기기 쉽습니다. '무책임한 애호'는 '무관심'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3. 애견체험박물관은 '유사'산업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모든 산업은 확대되고 재생산되는 속성이 있습니다. 애견체험박물관이 소위 '돈이 된다'고 알려지면 그것을 모방한 유사 업체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이미 경기도 고양시에는 유명 애견인이 세운 체험형 테마파크가 생겨나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많은 동물 체험장들이 열악한 시설 운영과 과도한 체험으로 동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이런 체험형 전시장을 관리, 감독하는 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그 결과 해당 업체의 동물복지는 순전히 업주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동물체험장의 증가는 열악한 환경에 전시되어 낯선 사람들의 손길에 시달리는 동물들의 고통을 증가시키기 쉽지, 우리 사회에서 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 및 복지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그런 유사 업체들이 개를 어떤 곳에서 공급받을지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더불어 그런 체험장을 찾는 방문객에게 개에 대한 소유욕을 무분별하게 부추기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결국 어미 개들을 평생 비좁고 불결한 사육장에 가두고 번식 기계로 착취하는 '강아지 공장'이 늘어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런 업체들이 쓸모가 없어진 (더 이상 귀엽지 않고 늙고 병든) 개들을 어떤 식으로 처분할지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하나의 산업에서 너무나 다양한 문제가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버려지는 동물은 10만 마리에 육박합니다. 이것은 동물에 대한 애호 뒤에 숨겨진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시급한 것은 동물에 대한 책임감입니다. 넘쳐나는 유기동물, 포화상태가 된 보호소에서 안락사 당하는 개들을 줄여야 합니다. 애견체험박물관 건립은 이러한 현실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입니다. ‘㈜동물과 사람’이 진정 동물을 사랑한다면, 동물 전시와 체험이 아닌, 버려진 동물들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을 갈 수 있는 사업, 그럼으로써 우리 사회에 성숙한 반려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제발 애견체험박물관 건립 계획을 취소해주세요.

 

애견체험박물관 관련 답변

  • 담당자관광개발과
  • 전화번호033-250-4234
  • 답변날짜2016-05-22 15:15

안녕하십니까. 춘천시 관광개발과입니다.

 

춘천시정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귀하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반려동물 전문기업인 동물과사람에서 춘천시 남산면 광판리 일원에 조성하는 애견체험박물관은 애견의 역사·종류·생태에 관한 기록·보존·전시를 목적으로 상설전시관, 야외전시관, 체험학습장, 진도견연구소, 편의시설(동물병원, 애견호텔 등)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설전시관에는 모형·패널·영상 등의 애견 관련 자료를 전시하며, 야외전시관은 숲속 산책로를 따라 여러 견종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자연친화적 공간을 배치할 계획입니다. 또한, 체험학습장에서는 동물안전교육, 반려견 행동 교정교육, 견주 교육, 핸들링 교육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진도견연구소는 진도견의 세계화를 위해 전통 보전 및 반려동물에 대한 복지와 문화 관련 연구 등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편의시설로 운영예정인 동물병원에서는 주기적으로 애견들에 대한 건강 체크와 영양 등을 지원하며, 애견호텔은 견주가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상황들을 고려해 쾌적한 환경 속에서 반려견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설계할 계획입니다.

 

애견체험박물관은 반려동물의 복지향상 및 인간과 더불어 공존하는 생명이라는 인식확산에 기여하고자 하는 시설로서, 전문적인 지식과 자격을 갖춘 전문인력이 항시 반려견들을 보호·관리할 계획입니다.

 

우리시에서는 동물과사람의 애견체험박물관이 사업목적대로 운영·관리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지도·감독할 계획이며, 반려동물을 위한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