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버스를 개편한지 약 5일이 지났습니다. 15일의 저는 이전에는 버스를 타고 3~40분이면 도착했던 목적지에 가기 위해 환승을 한 번 했고 안내판에 나오지 않는 버스들을 타기 위해 약 30분을 기다렸습니다. 16일의 저는 버스를 잘못 타서 택시를 타고 돌아왔으며 17일의 저는 이전에는 10시30분~11시에 끊기던 막차가 이제는 10시 이전에 끊기게 되어 막차를 놓쳐 택시를 타고 집에 왔습니다. 18일의 저는 환승을 위해 내린 정류장에서 안내판이 업데이트 되지 않아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고 19일의 저는 버스 정류장에서 20분 이상을 기다려 버스를 탔습니다. 그리고 이건 비단 저의 불편함이 아닐겁니다. 불편한 점들을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1. 버스 안내판, 어플에 노선과 시간이 뜨지 않음

- 안내해주시는 분들께서는 운행 정보가 업데이트 되지 않아서 그런거라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렇게 전체적으로 개편을 할거라면 미리 운행 정보를 업데이트 해서 노선과 시간 안내가 잘 되어 혼선이 없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버스가 언제 오는지도 모르는 채로 기다려야 하고 버스가 아직 안내판에 뜨지 않아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버스가 가버리는 일이 허다합니다. 하루빨리 조정을 해주시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하다못해 언제쯤 조정이 될 것 같다고 말이라고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버스 배차 간격이 개편 전보다 늘어남

- 봄내지에 의하면 빠르게는 15분마다 오는 버스가 있다고는 하는데 현재는 거의 모든 버스가 약 18~20분을 기다려야 옵니다.(안내판에 버스 운행 정보가 새롭게 뜨면 무조건 2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뜹니다.) 오늘은 400번 버스를 타기 위해 20분을 더 기다렸으며, 버스가 오지 않아 저보다 더 많이 기다리신 분도 계십니다. 

2-1. 버스 환승 시간이 애매함

- 개편을 함에 따라 환승을 해야 갈 수 있는 곳들이 많아졌는데, 환승 버스들이 시간이 잘 맞지 않아 기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이전에는 환승하지 않았던 곳을 갈 때 환승을 해야하면서도 도착 시간은 비슷해져서, 왜 굳이 환승을 해서 가도록 개편을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3. 버스 막차 시간이 개편 전보다 앞당겨짐

- 이전에는 (버스에 따라 다르지만) 10시 30분까지는 막차가 있었고 명동에서 10시 50분쯤에도 9번 버스를 탔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안내해주시는 분께서 보여주신 안내문에는 4번 9시 17분 3번 9시 50분 300번 9시 55분 400번 9시 35분 등 주요 노선 버스가 모두 10시 이전에 끊깁니다. 왜 이렇게 변동된건지는 모르겠으나 시간이 앞당겨져 모든 일정을 버스로 해결하는 사람들의 경우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4. 버스정류장에 부착된 버스 노선도가 복잡함

- 20대인 저도 노선도를 처음에 보고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는데, 이용하는 시민들 중에는 저보다 한참 나이가 많으신 노인분들도 계십니다. 제가 본 동안 노인분들께서는 안내원의 설명을 두어번 들으셔도 이해하지 못하시고 되묻는 경우가 많으셨고, 이렇게 보기 어려워서야 어떻게 혼자 타고다니겠냐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환승센터에서 돌아서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현재 위치 등을 정확하게 표시해두면 조금 더 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퇴계 한주아파트 정류장 노선도에 현재 위치를 투탑시티와 가족보건원 사이에 이름 없이 표시해둬서 혼란을 겪는 분도 봤습니다. 또한, 저는 안 타지만 특히 7번 노선도 진짜 너무 어렵습니다 그냥 보면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버스를 타고 오던 도중 기사님께서 승객들에게 버스타기 너무 힘들지 않으시냐고 물어보시고 본인들도 너무 힘들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직접 운행을 하시는 기사님들도, 직접 버스를 타는 시민들도 힘들고 불편하다면 무엇을 위해 개편을 해야하는 걸까요.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18개월을 준비하셨다고 들었는데, 탁상공론 외에 어떤 것을 해보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개편을 하기 전에 시범운행은 해보셨나요? 버스안내판 업데이트는 하셨나요? 하다못해, 시장님께서는 개편된 버스를 누구의 도움 없이 직접 타보셨나요? 이 모든 것들에 자신있게 예, 라는 대답을 하지 못하신다면 정말 실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개편은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과연 개선된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어디에서 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살기 좋은 도시 춘천'이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살기 좋은, 살기 좋을 춘천에서 살고 싶습니다. 춘천 시민 모두를 위해 실속있는 정책과 합리적인 개편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