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한의 현장스케치
2022 시정유공 시민 시상식
- 작성자소통담당관
- 등록일2022-12-29
제가 시상하다 보니, 어느 수상자는 울먹거리셨습니다. 마음속으로 얼마나 힘이 드셨으면 오늘 상 받는 순간에 울음이 나오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어느 분은 너무 행복해하시고 그 기쁨을 표현하십니다. 오랜 시간 나와서 봉사한 것이 얼마나 보람이 있었고, 오늘 작은 상이지만 얼마나 기뻤으면 그 표현이 이렇게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어느 분은 너무 반가웠습니다. 한두 달 전 어느 가을밤, 길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고, 어느 분이 그걸 지키고 정리하고 계셨습니다. 제가 산책을 하다가 다가가서 “뭐 하십니까?” 물었는데, 쓰레기 지킴이를 하시면서 불법으로 쓰레기 버리는 분들을 단속도 하고, 막 버린 그 지저분한 쓰레기를 가져가기 좋게 정리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오늘 상을 받게 되셨습니다.
제가 평생 서울에서 일하다가 고향으로 온 지가 벌써 8~9년 돼 가는데, 정말 많은 분을 만나게 됐습니다. 그분들 중에 늘 봉사하시고, 소리 없이 애쓰시고, 또 남보다 앞서서 먼저 활동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디 가서 얘기할 때 제가 고향에 와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뜻밖에 그분이 오늘 여기 오셔서 상을 받으셨습니다.
여기 오늘 오신 분이 여든 세분이신데 다 마찬가지입니다. 오시지는 못하셨지만, 시상자 명단에 올랐던 나머지 20여 분까지 포함해서 제가 앞서 말씀드린 네 분과 다 똑같은 분입니다. 그래서 시장으로서 여러분께 너무나 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중앙정부에서 소위 말하는 큰일도 많이 하고, 정책도 만들고 그랬습니다. 그 일을 할 때는 보이지 않지만 내가 얼마나 하는 일이 그 대단한지, 이런 것들이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 국민의 생활을 더 낫게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 여러분 같은 분들을 매일 만나고 살다 보니, 그냥 자아도취였고 교만한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리나라를 이끌고 또 우리 춘천을 단단하게 또 깨끗하게 뒷받침해 주는 것은 중앙의 거대한 정책들이 아니고 여러분들처럼 소리 없이 남모르게 묵묵하게 봉사하고, 배려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먼저 나서서 헌신하는 분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제가 시장이 되려고 한 것도 대단한 권력이나 양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러분 같은 분들을 잘 도울 수 있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춘천이 훨씬 더 좋은 도시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지난가을, 춘천 시민의 날이 있었습니다. 그때 시민 여러분께 약속한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경제적으로 춘천이 더 나아지고, 앞으로 이 땅에서 살 젊은이들이 춘천이라는 도시에 희망을 품고 머물 수 있는 지역 경제를 만들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도 경제 분야 수상자분들이 있으셨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두 번째는 춘천 안전하고 안온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무렵에 마침 이태원 참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춘천시가 안전 관련된 대책 종합 대책을 전국 어느 시보다도 잘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한 달 되던 날 큰 회의를 열고 모든 유관기관과 협의를 했습니다. 오늘 여기에 안전과 관련된 분들이 계셨고, 지속 가능한 분야를 이야기해 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제가 이야기하는 안전하고 안온한 춘천이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세 번째, 누구 하나도 홀로 그늘 아래 서 있는 이가 없는 그런 춘천을 만들겠다. 이웃을 돌보고 배려하고 따뜻한 그런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사회복지를 위해서 애쓰시는 분들도 계시고, 문화예술을 위해서 애쓰시는 분 계십니다. 그런 분들이 계시기에 춘천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시장으로서 제가 꿈꾸는 춘천은 여러분들께서 다 만들고 계십니다.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약 2주 전, 살을 내이듯이 추운 밤이었습니다.
제가 시청 직원들하고 마을 통장님들과 그 동네에 다니면서 골목을 다니면서 쓰레기 봉지를 뒤졌습니다. 마구 투기 된 봉지를 뒤집으면서 그 안에서 던진 버린 사람의 그 흔적을 찾았습니다. 가슴 아팠습니다.
첫째는 이런 일이 춘천에서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가슴이 아팠고, 젊은 공무원들이 일상적으로 쓰레기 봉지를 뒤지고 하는 게 일이란 것이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부모들은 젊은이들을 보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아들 잘 키워서 춘천시청 공무원 만들었는데, 밤에 다니면서 쓰레기 봉지 뒤지고 있는 그런 걸 보시면 어떠실까...
죄송한 말씀이지만, 시장으로서 같이 밤에 다니면서 더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이라도 솔선하면 극히 일부겠지만 시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좀 움직일 수도 있지 않냐는 기대로 그렇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일을 계속하겠습니다. 불법 투기나 무단 투약하시는 분 중에 단 10명이라도 줄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보람이 있는 일입니다. 여러분들이 평소에 봉사하듯이 하겠습니다.
언론에서 보여주기다. 효과도 없다고 해도 모르겠지만 상관없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시장으로서 그런 심정을 이해해 주시고 여러분들이 하는 봉사만큼 저도 스스로 실천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춘천이 더 품격 있고 깨끗하고 우리 스스로 더욱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도시를 만들자는 그런 취지지 시민들과 싸우자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곧 새해입니다. 검은 토끼의 해, 여기 계신 여러분들 더 건강하시고, 힘드시겠지만 더 기쁜 마음으로 더 많은 봉사를 해 주시길 바라고 믿겠습니다.
올해가 이제 수상자 전체 인원이 100명이 넘습니다. 내년에는 이 자리에 200명이 돼도 좋고 300명이 돼도 좋습니다. 춘천 시민들이 더 많이 봉사하시고 많은 공을 세우셔서 이 자리에 수상자로만 모든 좌석이 다 차면 좋겠습니다. 시장만 상 드리느라 좀 고생하면 됩니다.
식전 행사에 젊은 음악가들이 부른 노래가 ‘그대 그리고 나’입니다. 저도 여기 계신 그대들과 시장인 내가 하나가 되어 내년에는 더 좋은, 더 아름다운, 더 깨끗한, 더 자부심이 넘치는 우리 고향 춘천을 만들었으면 더 좋겠습니다.
첨부파일